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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편도체, 자극반응, 감정이름붙이기)

by 행복한 이안파파 2026.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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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아침에 팀장한테 한마디 들었는데 그게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그냥 당연히 기분이 나쁜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하루를 통째로 망가뜨려도 어쩔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근데 직접 겪어보니 그건 습관의 문제였습니다.

편도체가 과활성화되면 왜 감정에 끌려다닐까

솔직히 처음에는 뇌 얘기가 나오면 눈이 먼저 흐릿해졌습니다. 어렵고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편도체(Amygdala)라는 단어를 알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여기서 편도체란 뇌 안쪽에 아몬드 모양으로 자리한 부위로, 감정과 기억을 묶어서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언제 무섭고 언제 창피했는지를 오래 붙들고 있는 부위입니다.

문제는 뇌가 부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더 오래 저장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겁니다. 이건 생존 지향성(Survival Orientation) 때문인데, 여기서 생존 지향성이란 인간이 위협적인 자극에 더 빠르게 반응하도록 진화해온 뇌의 기본 작동 원리를 말합니다. 기분 좋았던 기억보다 기분 나빴던 기억이 훨씬 선명하게 남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이걸 알고 나서 조금 허탈했습니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자꾸 하는 게 아니라, 뇌가 원래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거였으니까요. 그러면서 동시에 조금 홀가분해지기도 했습니다. 내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 때문이라는 걸 알면, 그 다음은 훈련의 문제가 되니까요.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같은 행동을 반복했을 때 평균 21일이 지나면 습관화가 시작되고 66일이 지나면 무의식 영역에 습관이 자리 잡는다고 합니다(출처: University College London).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연습을 3주만 꾸준히 해도 변화가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3주가 지난다고 갑자기 달라지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 예전처럼 반나절씩 기분이 가라앉아 있지는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Negative Automatic Thought)를 막는 첫 단계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분이 안 좋을 때 '기분이 나빠'로 끝내지 말고, 짜증인지 서운함인지 구분해보기
  • 그 감정을 종이에 적어서 눈으로 보기
  • 무기력하다면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10분만 걷기
  •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들을 미리 리스트로 만들어 두기

자극과 반응 사이, 공간이 있다는 걸 직접 써봤습니다

스티븐 코비의 책에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는 문장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짜증 나는 상황에서 짜증을 안 낼 수 있다는 게 믿기질 않았거든요. 저는 그냥 자극이 오면 반응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사람이었습니다. 팀원이 실수하면 바로 날이 세워졌고, 누군가 제 말을 자르면 표정부터 굳었습니다.

그런데 박상미 작가의 책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를 읽으면서 그 '공간'을 조금씩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라는 방법이 특히 도움이 됐습니다. 감정 명명화(Affect Labeling)라고도 부르는 이 방법은, 여기서 감정 명명화란 느끼는 감정을 구체적인 단어로 표현하는 행위로, UCLA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언어화하는 것만으로도 편도체 활성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UCLA Semel Institute).

실제로 써보니 이랬습니다. 어느 날 아침 연락도 없이 약속을 취소한 사람 때문에 기분이 상했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짜증 난다'로 끝났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은 잠깐 멈추고 생각해봤습니다. 짜증인가, 서운함인가, 아니면 무시당한 느낌인가. 따져보니 서운함이었습니다. 그걸 알고 나니 그 사람을 향해 화를 내는 대신 '나는 지금 서운한 거구나'라고 혼자 한번 인정하는 걸로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건 자기 비하(Self-Deprecation)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여기서 자기 비하란 겸손과 다르게 열등감에서 출발하는 행동으로, 주변의 관심이나 위로를 끌어내기 위한 심리적 전략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어, 저는 그런 거 잘 못해요'를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는데, 돌이켜보면 잘 못하는 게 아니라 잘하더라도 먼저 낮추는 버릇이었습니다. 그 습관이 쌓이면 진짜로 자신이 못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몸을 움직이는 것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무기력할 때 억지로 나가서 걷는 게 그렇게 효과가 있을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비 오던 날 이틀 연속 집에만 있다가 몸이 찌뿌둥해서 나갔더니, 기분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풀렸습니다. 그게 엔도르핀(Endorphin) 때문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는데, 여기서 엔도르핀이란 신체 활동 시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통증을 완화하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운동이 마음에도 영향을 준다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의 핵심은 하나로 모입니다. 감정은 자동으로 올라오지만,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을 반복하다 보면 그게 습관이 됩니다. 저는 아직 완벽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예전처럼 하루를 통째로 기분 나쁘게 흘려보내는 날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한번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DESS6FSNAw&list=PL8LKu_ozzJcrf3gQzpOF9zon0lmWwdmMg&inde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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